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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토요일인 금요일 저녁 아내와 지유가 자고 있어 넷플릭스로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보고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들이 잊혀 질까, 이렇게 글을 쓴다.
어쩌다 갑자기 넷플릭스의 그 많은 영화 중에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보게 되었을까?
운명일까?
우연이 겹치면 운명이라는데 이런 것일까? (너무 소박한 듯)
내 아내의 모든 것이라는 영화는 주말 할 일 없는 시간 때에 하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봤었다.
재미있게 보였다. 그래서 언젠가 꼭 보고싶은 영화 중 하나 였다.
그냥 코미디 영화 인줄 알았다.
웃고 떠들고 끝인 그런 영화.
하지만 보고 나니, 내 코끝을 찡 하게 만드는 영화 였다.
행복했던 시간들과 힘들었던 시간들을 생각 나게 만드는 영화 그런 영화 였다.
나는 27살에 결혼 했다. 요즘 으로 치면 일찍 결혼 한 편이라 생각한다.
왜 그때 결혼 했을까 지금도 확실치 않다.
엄청 큰 파도에 쓸려간 느낌이 든다.(후회하진 않는다.)
우리 부부의 양쪽 집안은 다 못 살았다.
모아둔 돈도 없고, 집도 없고, 부모님 모두 노후 준비도 안되어 있고, 돈벌이가 좋지도 않고 , 몸도 그렇게 건강하신 편들도 아니었고......그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결혼 했다는게 신기하다.
아내가 먼저 결혼 하자고 했고, 나는 좋다고 했다.
양쪽 부모님께 말씀 드렸고 결혼 준비를 하고 결혼을 했다.
이게 전부다. 2~3개월 걸렸다.
그때 나는 아직 취준생이었고 무엇하나 가진 것 없었다.
신혼 집도 없어서 아내가 우리 부모님과 같이 살자고 했다.
대출을 받아 부모님과 우리가 살 빌라를 구입했다.
빚 더미 였지만 부모님과 아내와 내가 같이 벌어, 갚으면 금방 값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얼마 안가 우리는 집을 나와 원룸으로 이사를 갔다.
그때 부터 진짜 신혼 부부 같은 생활을 살았다.
가진 것이 별로 없었다.
전기 밥솥, 장농 3짝 반, 퀸침대 하나, 티비는 21인치 모니터 겸용 티비
나는 직장 생활 7개월 차쯤 이었고, 아내도 일하고 있었다.
조금의 걱정은 있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나는 우리가 아직 젊다고 생각 했고 둘이 벌고 있으니 금방 돈을 모아 행복해 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것도 잠시 였다.
결혼 1년차 아이가 생겼다.
나는 기쁘지 않았다. 아직 준비가 안되어 있었다.
어느날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하혈을 했다고. 일을 그만 두었다고.
외벌이를 하게 되었다.
그때 내월 급은 세후 140이었고, 월세는 50이었다. 통신비 교통비 생활비 공과금 등등...
28살의 나에게는 부담이었다.
살아있는데 살아있는 것 같지 않는 날들 이었다.
그래도 살아갔다. 나는 찌질했고, 아내와 뱃속의 아기가 있으니까.
아내는 나보다 강했다. 내가 투정을 부리고 불만을 얘기해도 별말 하지 않고, 바라는 것도 소박 했다.
복숭아를 먹고 싶다 했고 짜장면을 먹고 싶다고 했다. 그게 전부다.
진통이 왔다. 10시 넘어 아내와 같이 산부인과에 갔다.
그때 내 솔직한 심정은 혼란 스러웠다.
나에게는 아내의 아픔이 와닫지 않았다.
나는 감정 없는 위로만 해주고 있었다.
10시간 정도의 진통 끝에 아이가 나왔다.
나는 분만 실로 불려 들어갔고 탯줄을 자르고 아직 눈도 뜨지 못하고 쭈글쭈글 한 아이를 안아 주었다.
10달 동안 같이 있었던, 처음 보는 우리 아이 지유였다.
지금 생각 하면 너무 미안하다. 너무 미안하다. 아내와 지유에게 정말 미안하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2명에서 3명으로 늘어 났다.
원룸에서 2층 투룸으로 이사를 갔고, 지금은 3층 3룸에 살고 있다.(11.3평?정도 그런데 3룸..)
그러면서 아내도 틈틈이 일을 하였고, 연수가 싸일 수록 내월 급도 올라 갔다.
6년 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바뀌었다.
2000원 짜리 커피 사먹는 것도 아깝고, 24,900원 짜리 청바지 사는 것도 아깝고, 1150원 짜리 컵라면 사먹는 것도 아깝고, 아내에게 줄 꽃 한 송이 사는 것도 아까 웠다.
아내에게 해주는 게 없으면 서도 나는 아내에게 바라는 것이 많았다.
왜 말을 그렇게 딱딱 하게 하냐고, 반찬 좀 해주면 안되냐고, 집은 왜 이렇게 지저분 하냐고, 왜 나를 사랑해 주지 않냐고.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아내가 변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변한 것이다" 라고
맞다 내가 변했다.
연애 할 때는 더 주지 못해 미안 했다.
내 돈, 내 관심, 내 사랑, 내 시간, 어떻게 하면 아내를 기쁘게 해줄 수 있을까 그런 생각 들을 했었다.
나는 지난 6년간 아내가 변해서 그렇게 됐다는 핑계를 대고 있었다.
지금 생각 해보면 힘든상황 속에서도 내가 해 줄 수있는 게 많았는데 해주지 않았다.
내가 힘든 것만 생각했다.
아내도 얼마나 힘들 었을까.......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보고
아내를 한 여자로 바라봐 주지 못해 너무 미안했다.
내 아내가 아닌, 지유 엄마가 아닌
너, 한 여자, 아름, 세상에 하나뿐인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
아름아 소중하게 대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아껴주지 못해 미안해
이제는 나를 사랑하듯 너를 사랑하고, 나 보다 더 너를 사랑 할께
나랑 결혼 해줘서 고맙고, 지금까지 나랑 살아 줘서 고맙고
또 이쁜 딸 지유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내 옆에서, 나도 네 옆에서 사랑하며 행복하게 잘 살자
고마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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